오랫동안 영화리뷰를 쉬다가, 다시 시작하는 첫 편으로 〈Megan Leavey〉(2017)을 꺼냈습니다.
이 영화는 전쟁영화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함께 버틴 관계”에 대한 이야기예요. 큰 소리로 감동을 강요하지 않는데도, 보고 나면 마음 한쪽이 조용히 정리되는 느낌이 남습니다.
오늘 글은 스포일러를 최대한 줄이고, “왜 이 영화가 오래 남는지”를 중심으로 적어볼게요.
영화가 끝난 뒤에도 계속 떠오르는 건 사건이 아니라, 둘이 서로를 대하는 태도였습니다.

1분 요약: 〈Megan Leavey〉(2017)은 어떤 영화?
한 줄 요약 : 흔들리던 한 사람이 군견 ‘렉스’와 만나 끝까지 책임지는 법을 배워가는 이야기.
- 실화 기반 / 과장보다 현실 톤
- 전투보다 ‘신뢰’가 쌓이는 과정이 중심
- 파병보다 ‘전역 이후’가 더 깊게 남는 구조
| 추천 포인트 | 관계의 회복, 전역 후 현실, 조용한 여운 |
| 분위기 | 담담하지만 단단함 / 감정 과잉 적음 |
| 이런 분께 | 군견·동료 서사 좋아하는 분 / 지친 마음에 조용한 영화가 필요한 분 |
이 영화가 오래 남는 이유: “영웅”이 아니라 “관계”를 보여준다
핵심은 승리 서사가 아니라 버팀의 기록입니다. 둘이 같은 편이 되는 과정이 아주 천천히 쌓여요.
전쟁영화라고 하면 보통 폭발과 전투가 먼저 떠오르죠. 그런데 〈Megan Leavey〉는 방향이 달라요.
화면은 자극적으로 몰아붙이지 않는데, 대신 관계가 만들어지는 과정이 현실적으로 다가옵니다.
주인공 메건은 처음부터 단단한 사람이 아닙니다. 어딘가 불안정하고, 자꾸 삐끗하고, 스스로를 설득하지 못한 채 흔들리죠.
그런데 군견 렉스는 말이 없는데도, 이상하게도 그 곁에서 “기준”처럼 존재합니다. 누가 옳은지 설명하지 않고, 감정으로 몰아가지도 않고요.
그래서 관객이 느끼는 감정도 과하지 않아요. 대신 어느 순간, 조용히 확신이 생깁니다. “아… 이 둘은 동료다.”



군견 ‘렉스’가 특별한 방식: 귀여움이 아니라 동료성
이 영화에서 렉스는 “감동을 뽑아내는 장치”가 아니라, 일을 하고, 위험을 감지하고, 서로를 지키는 존재로 그려집니다.
군견이 등장하는 영화는 꽤 많지만, 어떤 작품은 동물을 감정 버튼처럼 쓰기도 하잖아요. 그런데 이 영화는 렉스를 “일하는 존재”로 보여줍니다. 그 현실성이 오히려 감정을 더 무겁게 만들어요.
그래서 마음이 흔들리는 순간도 “연출된 눈물”보다 함께 쌓인 시간의 결과처럼 느껴집니다. 저는 그 점이 정말 좋았어요.


가장 현실적인 파트: 전역 이후 ‘끝나지 않는 전쟁’
저는 파병 장면보다, 전역 후 장면들이 더 오래 남았습니다. “끝났는데 끝나지 않는 감정”이 있거든요.
전쟁은 화면에서 끝나도, 사람 안에서는 쉽게 끝나지 않죠. 몸은 돌아왔는데 마음은 아직 현장에 남아 있고, 설명하기 어려운 긴장감이 일상에 스며들기도 합니다.
그때 렉스는 단순한 위로가 아니라, 메건이 삶을 다시 붙잡게 하는 “형태”가 됩니다. 그래서 ‘렉스를 집으로 데려오는 과정’은 감동 미션이라기보다, 메건이 스스로에게 하는 약속처럼 보였어요.

공감 포인트: “나도 끝까지 해본 적 있나?”
이 영화는 크게 말하지 않는데, 조용히 질문을 남깁니다. “당신은 누군가를 끝까지 책임져 본 적이 있나요?”
사실 이 질문이 오랜만에 글을 쓰는 제 마음에도 그대로 들어왔어요. 쉬었던 시간이 단순한 휴식이었는지, 아니면 나를 놓아버린 시간이었는지… 가끔은 저도 헷갈리거든요.
〈Megan Leavey〉는 거창한 결심보다, 관계를 지키는 작은 반복이 결국 사람을 살린다고 말하는 영화 같았습니다. 누군가를 끝까지 책임지려는 마음이, 어느 순간엔 나를 다시 살아 있게 만들기도 하니까요.
감상 가이드 표 (스포 최소)
아래 표는 “볼까 말까” 고민할 때 도움이 되는 포인트만 모았습니다.
| 키워드 | 동료, 신뢰, 책임, 전역 이후, 조용한 회복 |
| 관전 포인트 | 사건보다 ‘호흡’이 어떻게 바뀌는지(훈련→신뢰→팀워크) |
| 추천 대상 | 감정 과잉 없는 드라마 좋아하는 분 / 군견·동료 서사 좋아하는 분 |
| 주의(개인차) | 전쟁/폭발 관련 장면, 트라우마·불안 묘사가 일부 포함될 수 있음 |
마무리: 다시 쓰는 리뷰의 첫 걸음으로 충분했던 영화
이 영화는 “감동”보다 “존중”이 먼저 오는 영화입니다. 그리고 그 존중이 조용한 여운으로 남아요.
〈Megan Leavey〉(2017)는 크게 소리치지 않는데, 보고 나면 마음 한쪽이 단단해지는 느낌이 있습니다.
누군가를 지키는 일이 결국 나를 지키는 일이 될 수도 있다는 걸, 담담하게 보여주는 작품이었어요.
오랜만에 다시 시작하는 리뷰로 이 영화를 고른 건, “다시 써보자”는 마음에 이 톤이 딱 맞았기 때문입니다.
화려하지 않지만 오래 남는 이야기—요즘 더 필요한 종류의 영화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