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아 소년과 삐딱한 아저씨가,숲 속에서 가족이 됐다 - 헌트 포 더 와일더피플 (Hunt for the Wilderpeople, 2016)
문제아 소년과 삐딱한 아저씨가,
숲 속에서 가족이 됐다
— 헌트 포 더 와일더피플 (Hunt for the Wilderpeople, 2016)
웃겼는데, 다 보고 나서 왜인지 코끝이 찡한 영화

| 제목 | 헌트 포 더 와일더피플 (Hunt for the Wilderpeople) |
| 개봉연도 | 2016년 (뉴질랜드) |
| 감독 | 타이카 와이티티 (Taika Waititi) |
| 주연 | 샘 닐 (Sam Neill, 헥터 역), 줄리안 데니슨 (Julian Dennison, 리키 역) |
| 장르 | 어드벤처 / 코미디 / 드라마 |
| 원작 | 배리 크럼프 소설 『Wild Pork and Watercress』 |
| IMDB 평점 | 7.8 / 10 |
| 특이사항 | 뉴질랜드 역대 흥행 기록 갱신 / 타이카 와이티티 출세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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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가 유쾌하면서도 뭉클한 영화가 보고 싶은 날이 있어요. 웃기긴 한데, 다 보고 나서 허탈하지 않은 영화. 가볍지 않은데, 그렇다고 무겁지도 않은 영화.
그 딱 그 간격에 있는 영화를 발견했어요. 헌트 포 더 와일더피플. 2016년 뉴질랜드 영화고, 지금은 토르: 라그나로크와 조조 래빗으로 유명한 감독 타이카 와이티티의 작품이에요. 뉴질랜드 역대 흥행 기록을 갈아치운 영화이기도 합니다.
리키 베이커. 13살. 힙합을 사랑하고, 위탁 가정을 전전하며, 어딜 가나 말썽만 피우는 소년이에요. 사회복지사 폴라는 리키를 또 새로운 위탁 가정에 맡깁니다. 이번엔 뉴질랜드 시골 오지. 아무것도 없는 숲 한가운데로.
그곳에서 리키를 맞이하는 건 따뜻한 이모 벨라와, 인상만 잔뜩 찌푸린 아저씨 헥터(샘 닐)예요. 벨라는 리키를 진심으로 반겨주는 첫 번째 어른이었어요. 헥터는... 그냥 말이 없고 뚱해요. 그게 다예요.
리키는 처음으로 뭔가 안정감을 느끼기 시작합니다. 그런데 비극이 찾아와요. 벨라가 갑자기 세상을 떠납니다. 리키는 또 사회복지 시스템으로 돌려보내질 위기에 처하고, 거기서 충동적으로 도망쳐 숲 속으로 들어가 버려요. 그리고 마지못해, 헥터도 따라 들어가게 되죠.

뉴질랜드 전역에 두 사람의 수배 전단이 붙습니다. 삐딱한 소년과 무뚝뚝한 아저씨가 전국 수배자가 되어 오지 숲을 함께 떠도는 이야기. 이 황당함이 영화 내내 웃음의 근원이 돼요.
코미디 영화라고 하면 억지 개그나 과한 연출을 떠올리기 쉬운데, 이 영화는 달라요. 유머가 캐릭터에서 자연스럽게 흘러나와요.
리키는 힙합에 진심이에요. 뉴질랜드 오지 숲 속에서도 힙합 철학을 읊고, 자작시를 씁니다. 이 아이가 숲에서 읊는 자작 하이쿠가 진짜 웃긴데, 슬프기도 해요. 헥터는 말이 없고 퉁명스럽지만, 그 반응 하나하나가 웃음 포인트예요. 극도로 감정 표현을 안 하는 사람이 어쩔 수 없이 소년과 엮이는 상황들이 계속 만들어지거든요.
그런데 이 두 사람이 함께 있으면, 어느 순간 그냥 웃음이 나요. 대사 하나 없이 눈빛만으로. 영화는 그걸 굉장히 능숙하게 연출해냅니다.

이 영화의 진짜 힘은 여기에 있어요. 리키는 평생 아무도 자기를 원한 적이 없었던 아이예요. 위탁 가정을 전전했고, 필요 없으면 반품되는 게 당연한 삶을 살았어요. 그래서 늘 먼저 튀어 나가버려요. 버려지기 전에.
헥터는 아내 벨라를 잃었고, 기본적으로 사람에게 마음을 잘 열지 않아요. 딱히 이 소년이 짐스럽기도 하고. 그런데 숲 속을 함께 걸으면서, 두 사람은 조금씩 달라져요. 말 없이도 밥을 같이 먹고, 같이 불을 피우고, 같이 위기를 넘기면서.

영화 후반부에 헥터가 리키에게 건네는 말 한마디가 있어요. 아주 짧고, 감정적이지 않고, 헥터답게 투박하게 나와요. 그런데 그게 너무 뭉클해서, 저는 그 장면에서 멈칫했습니다. "가족"이라는 단어를 단 한 번도 쓰지 않는데, 영화 내내 가족의 의미를 이야기하는 영화예요.
이 영화의 감독 타이카 와이티티는 뉴질랜드 마오리족 출신 감독이에요. 이 영화 이후, 마블의 토르: 라그나로크(2017)를 연출하고, 조조 래빗(2019)으로 아카데미 각본상을 수상하며 세계적인 감독이 됐습니다.
헌트 포 더 와일더피플을 보면, 왜 그가 빠르게 주목받았는지 이해가 돼요. 웃기면서 따뜻하고, 가볍지 않은 영화를 만드는 독특한 감각이 이미 이 작품에 충분히 담겨 있거든요.
헌트 포 더 와일더피플 (2016) → 토르: 라그나로크 (2017) → 조조 래빗 (2019, 아카데미 각본상). 이 작품이 출발점이에요. 마블 팬이라면, 라그나로크 감독의 초기작을 여기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뉴질랜드 특유의 황량하면서도 아름다운 자연 배경도 이 영화만의 개성을 만들어줍니다. 어딘가 사람 손이 닿지 않은 거대한 숲. 그 안에서 두 사람이 조금씩 서로에게 스며드는 과정이, 자연과 함께 굉장히 유기적으로 어울려요.
| 😄 | 웃기면서도 마음 한켠이 따뜻해지는 영화가 필요한 분 |
| 🌱 | 억지스럽지 않은 성장 드라마가 보고 싶은 분 |
| 🎬 | 리틀 미스 선샤인, 굿 윌 헌팅 같은 영화를 좋아하는 분 |
| 🔍 | 타이카 와이티티 감독 이름은 들어봤지만 초기작은 안 본 분 |
| 🌿 | 요즘 영화들이 너무 자극적으로 느껴지는 분 |
| 👨👦 | 가족의 의미를 조용하게 생각해보고 싶은 분 |
리키는 평생 "너는 필요 없어"라는 말을 들으며 자랐어요. 헥터는 평생 마음을 닫고 혼자 살아온 사람이에요. 그 두 사람이 숲 속에서 도망 다니다가, 어느 순간 서로에게 기대기 시작해요.
대단한 선언도 없고, 감동적인 고백도 없이. 그냥 밥 한 끼 같이 먹고, 같이 잠들고, 같이 일어나면서.
가족이 된다는 건 어쩌면 그런 거 아닐까요. 거창한 계기가 아니라, 그냥 자꾸 같이 있게 되는 것.
영화가 끝나고 나면 리키의 자작 하이쿠가 생각날 거예요. 웃기면서, 왜인지 조금 코끝이 찡한 그 하이쿠가. 숲 속을 헤매는 두 사람의 이야기, 한번 따라가 보셨으면 합니다. 🌿

함께 걷다 보면 생기는 거더라고요."
⭐⭐⭐⭐⭐ | Hunt for the Wilderpeople (2016) | 뉴질랜드 영화